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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란 무엇일까요? 내 머릿속에 존재하는 흩어진 기억들의 조각모음이라 하면 맞을까요? (이런 멋진 표현을 다 해내다니... ㅡ-v)

사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든 안 좋든 어느 한때를 떠올리기에 충분한 추억 한 두 가지 또는 셀 수 없을 만큼 여러 개를 간직한 채 살아가는 모습이라 하면 맞을 것입니다.

물론 저 역시 어린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추억들을 뜨거운 심장과 냉철한 머릿속에 품은 채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중이라 할 수 있을 것이고요. (아, 오늘은 유난히 자뻑에 심취하고픈 날...)

추억은 포도송이와 같아 매 순간 영글어 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며칠 전 첫째 아이와 함께 단 둘이 시내 나들이를 다녀온 것도 제게는 소중한 추억으로 어쩌면 지나가는 하루 하루가 전부 추억으로 쌓여가고 있는 모습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주 아이와 함께 한 추억.


그나저나 오랜만에 진지함을 쳐묵하고 추억이라는 단어를 꺼내든 이유부터 설명드리면 그것은 현재 활동중인 LG전자 커뮤니케이션 파트너 더블로거(The BLOGer)의 4월 자율 포스팅 주제가 바로 '추억'이기 때문입니다.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자율 포스팅이지만 그까이꺼 뭐, 어려운 일도 아니고 말이죠. ^^)

LG전자와의 사이에 어떤 추억이 존재하고 있을까요?


아무튼 'LG전자와 얽힌 추억'이 바로 이번 달의 정확한 주제인데 가만히 떠올려 보니 없네요. -_-;; 이 무슨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란... 분명히 어린 시절 집 안에서 볼 수 있던 생활가전 중 한 개 이상은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의 제품이었고 그와 관련된 사소한 에피소드라도 하나 있을 법 한데 얽힌 추억이 없다니 말이죠.

그런 중에 문득 떠오른 것이 바로 철길이었습니다. (뜬금없이 왠 철길???)

철길과 LG전자가 무슨 상관이냐 하시겠지만 제게는 상관이 있습니다. 아니 엄밀히 따져서 얘기하면 LG전자가 아닌 LG와 관련된 추억이라 할 수 있는 것이죠.

철길과 LG, 어떤 연결 고리를 가지고 추억속에 함께 있는 것일까요?


개인적으로 철길을 보고 있으면 여러 가지 다양한 추억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데 그 중에서 제일 아련한 것이 어린 시절 방학을 맞아 외가댁에 내려가면 항상 간이역에 나와 외손주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리시던 할아버지 할머니의 반가운 얼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수년전 외가댁 앞산에 올라 바라본 조그마한 마을. (중간에 기찻길로 기차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겨울에는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작은 마을입니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외가댁에 내려가면 할머니만이 반겨주시는 모습이지만 어찌됐든 기차를 타고 외가댁까지 향하는 동안 귀를 통해 들을 수 있던 철길 소리(지하철의 그것과는 비교가 안되는 아련함)와 할아버지 할머니의 웃는 모습은 지금도 여전히 제게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 주는 여러 가지 중 하나로서 효과를 발휘중이기도 합니다.

앞산으로 가려면 꼭 지나야 했던 철길 건널목.


한 여름에는 건널목의 방부목 냄새가 뜨거운 열기와 함께 코를 찌르곤 했습니다.


철길 건널목으로 차단기가 내려지고 바로 눈 앞으로 기차가 지나갈 때의 그 느낌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묘한 감정의 결정체라 할 수 있습니다.

외가댁에서 백여 미터 떨어진 곳에 기찻길이 있어 멀리서 소리를 내며 기차가 지나갈 때 그것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것 만으로도 묘한 감정이 일기 일쑤였는데 바로 앞에서 기차가 굉음을 내며 지나가는 모습을 볼 때의 그 느낌이란... (굉장합니다잉~ ^^;)

차단기가 내려오면 기차가 지나가기 전까지 귀를 막고 물끄러미 주변을 둘러보곤 했습니다.


LG와 철길을 연결시켜주는 매개체는 바로 차단기였습니다.

오래 전 콧물 질질 흘리던 어린 시절 속 낡은 차단기에서 바뀐 지 불과 수년뿐이 안된 젊은(?) 차단기였지만 철길이 모두 사라진 지금 제게는 철길을 떠올리면 건널목에서 기차가 지나가길 기다리면서 느낄 수 있던 묘한 감정의 곡선과 함께 차단기에 새겨진 LG 로고가 기억 속 한편에서 선명하게 떠오른다고 할 수 있는 것이죠.

차단기에 새겨져 있는 LG 로고.


왜, 그런거 있잖아요. 뭔가를 떠올리면 당시 주변의 모습으로 인해 더욱 짠해지는 뭐 그런... 철길 건널목 차단기에 새겨진 LG 로고는 제가 바로 그런 느낌이었던 것입니다.

이제는 그저 추억인 모습.


철길 건널목을 물끄러미 쳐다볼 때 자연스레 지난날이 회상되고 익숙한 철길 방부목 냄새가 한여름 뜨거운 열기와 함께 콧속을 찌를 때 시선은 멍해지고 마치 시간이 정지한 듯 내 몸의 움직임도 정지하는 순간 내 눈에 투영되는 철길 주변의 모습 속에 언제부턴가 LG는 함께 하고 있던 것이죠.

기억으로만 존재하게 된 철길.


물론 지금은 기차의 모습도 건널목의 모습도 더군다나 철길의 모습까지도 볼 수 없게된 상황이지만 기억속의 철길을 떠올리면 마치 당장이라도 눈 앞으로 기차가 지나갈듯 싶고 또한 건널목 차단기의 경고음이 저를 반겨주는듯 싶어 마음이 짠해짐을 느낄 수 있기도 하고요.

그나저나 이전 역들 철길에 정떨어지는 느낌이 물씬나는 회색빛 시멘트를 잔뜩 발라놓고 자전거 도로겸 인도를 만들고 있던데 외가댁 앞 철길도 다 걷어내고 그 모양이 된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ㅡㅡ;

* 가시기 전에 추천한방 부탁드려요~


- 잡썰
까묵고 있었는데 비교적 최근(?) LG전자 광파오븐과 관련된 이런 에피소드가 하나 있었네요. 사실 추억이라 할 수도 있고요. ㅎㅎㅎ

[아내가 처음으로 만든 쿠키, 그것은 마치 '응가'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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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그린데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웅~ 영민C의 아련한 추억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것 같아요.
    자전거 도로라면 흙길로 만들었어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봤습니다.
    (관리가 어렵겠죠...;)

    2012.04.25 22:37
  2. BlogIcon Adieu Kim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검색하다가 우연히 찾아왔는데, 구경거리가 아주 많네요. 눈이 선해지는 사진과 글 잘 보고 갑니다. 블로그 재밌고 알찬 이야기 기대 하겠습니다 2015년 을미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하세요 또 놀러오겠습니다 저는 이제 막 블로그를 시작해서요.. 덧글과 공감이 많으신 것을 보면 매우 부럽습니다. 네이버 블로그에서 이사 왔거든요 ㅎㅎ 잘 부탁 드립니다

    2015.01.11 20:5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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